오랜만에 과음 서울 관광 12째 날

서울 관광 12일째 날

 

오늘은 서울 관광 12째 날입니다. 오후 3시 정도까지 원래 계획했던 여행코스대로 움직이고, 오후 4시에 친구 집을 방문해 오랜만에 회포를 풀기로 했습니다. 원래 계획은 밤 10시 전에 친구 집을 나와 숙소로 돌아오는 것이었으나, 친구나 저나 너무 흥분하는 바람에 그 집에서 대짜로 뻗어버렸네요. 덕분에 여행 계획이 차질이 생겨버렸지만, 적지 않은 나이에 조금 부끄러운 상황이긴 해도, 나쁘지 않은 추억 하나 만들었다 생각을 합니다.

 

오전에 아침 겸 점심을 먹기 위해, 한달살기 숙소를 나와 건물 뒤쪽 처음 걸어보는 거리를 걸었습니다. 다른 곳들도 마찬가지지만, 이곳 종로 주변은 골목골목이 묘합니다. 사람들이 자주 지나다니지 않을 만한 위치에 오래된 노포도 많고, 그런 숨은 가게를 찾는 손님도 많고... 나중에 기회가 되어 다시 서울 한달살기를 한다고 해도, 숙소는 종로 쪽에 꼭 잡아야겠습니다.

 

그렇게 도착한 종로 인사동에 있는 간판없는 김치찌개집... 사실, 찌개 맛이 특별할 것도 없는 집 입니다만, 그 위치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만한 장소입니다. 차는 지나갈 수 없는 골목, 그렇다고 사람이 많이 지나갈만한 골목도 아닌, 진짜 뒷골목... 그 안쪽에 있는 김치찌개만 판매하는 식당... 재미난 장소이니, 종로 인사동에서 김치찌개 드실 분들은 참고하시길 바라겠습니다.

 

2022.05.02 - [먹는즐거움/정식 백반류] - ▶인사동 숨은 맛집 종로 간판없는 김치찌개집

그렇게 밥을 먹고 청계천을 따라 걸었습니다. 청계천은 서울 여행길에 자주 걸었던 곳이지만, 갈 때마다 많이 바뀌어서 놀랍습니다. 아주 오래된 것의 허름함과 따뜻함 그리고 아주 새것의 말끔함과 차가움이 동시에 공존하는 곳... 제법 긴 청계천이라는 걷기 좋은 길 사이에서 그런 감정들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아마, 몇 년 뒤에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그런 느낌은 더욱 커지겠죠. 지금 재개발이 시작되는 제법 큰 지역도 있으니...

 

청계천 헌책방 거리입니다. 예전 여행길에도 방문을 해서 약간의 아쉬움을 느꼈지만, 여전히 이 골목은 그러하네요. 명맥만 남아서 더욱 초라하고 그래서 아쉬운 곳... 그래도, 주변에 또 다른 볼거리가 많기에, 청계천을 걸으면서 꼭 방문해야 할 서울의 명소 중 하나이겠습니다.

 

2022.05.03 - [떠나는즐거움/서울 가볼만한곳] - ▶다시 찾은 청계천 헌책방 거리

그렇게 청계천 헌책방거리를 돌아보고, 숙소로 향하는 길... 워낙에 자주 청계천 주변 거리를 걸어서 이젠 눈에 많이 익을 정도입니다. 이 거리는 걸으면서도 항상 걸을만한 재미가 있어서 좋습니다.

 

숙소에 점심시간 즈음 도착을 해서, 잠시 휴식을 취했습니다.

 

그리고 일어나서 서울 중구 쪽 롯데백화점으로 향했구요. 오후 4시쯔음 친구 집을 방문하기로 했는데, 무얼 사갈까 고민을 하다가 크리스피 도넛 세트로 결정을 했습니다. 11번가에서 할인하는 쿠폰이 있길래 잘 되었다 싶어서... 그걸 가지고 갔더니, 친구보다도 친구 딸내미가 더 좋아했습니다. 올해 11살이 되는 여자아이인데, 토실토실 귀엽더라는... 요즘 아이들은 우리 세대와는 다른 면에서 어린아이의 천진난만함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저렇게 작은 아이가 이런 것을 알다니, 혹은 이런 말을 하다니와 같은 당돌함이랄까 뭐 그런 모습에서...

 

어쨌거나, 친구가 준비한 맥주, 소주, 막걸리, 포도주를 다 마시고, 두 번씩이나 집 앞 편의점을 방문해서 리필을 하는 바람에 원래 계획한 시간대에 나올 수도 없었고, 정신은 이미 그전에 아웃돼버렸습니다. 덕분에 이튿날까지 하루 온종일을 숙소 침대 위에서 보내게 되었지만, 오래된 친구와 새로운 추억 하나를 만들어서 나쁘진 않다고 봅니다. 몸은 상했지만, 정신적으로는 조금 더 충만해진 하루... 친구야,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