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좋다 :: 하루 온 종일 침대에서 서울 여행 십삼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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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행 십삼 일째

 

오늘은 원래 서울 둘레길 4코스를 걸을 예정이었습니다. 어제 친구 집에서 술을 마시고 늦어도 밤 10시쯤엔 숙소로 돌아와 휴식을 취한 뒤, 아침에 일어나 서울 둘레길 4코스를 걷는 것이 계획한 큰 그림... 하지만, 어제 글에도 설명을 드렸듯이 둘 다 기분이 업 되어서, 집 앞 편의점에서 두 번이나 술을 리필을 하는 바람에 인사불성에 언제 어떻게 잠이 들었는지도 모르는 상황... 눈을 뜨니, 아침 8시... 와이프도 옆에서 잠이 들어있고, 친구네 집 고양이들은 집안에 못 보던 인간들이 자기 영역에서 대짜로 뻗어 있으니, 당황스러운지 주변을 왔다 갔다 합니다.

 

아침 8시에 일어난 것은 어찌 보면 행운으로, 일어나자마자 전 화장실에 가서 오바이트를 했습니다. 몰랐습니다만, 나중에 아내에게 들은 정보로는 잠이 들기 전에도 두어 차례 오바이트를 했다고 하더군요. 어쨌거나, 8시에 일어나서 친구네 집 화장실에서 오바이트를 하면서 든 생각이, 빨리 여기를 벗어나야겠다.... 그래서 비몽사몽인 아내를 깨워 빨리 나가자고 신호를 보냈습니다. 갑자기 잠이 깬 아내는 잠시 당황했으나 저의 의도를 이해하고, 둘은 야반도주를 하듯 친구네 집에서 나왔습니다.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나오려고 했으나, 잠귀가 밝은 재수 씨가 잠에서 깨고 저희들이 나가려는 뒷모습에서 후다닥 친구를 깨우는 바람에 어찌어찌 인사는 했습니다만, 나중에 들은 얘기로는 친구도 제가 나오는 장면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렇게 택시를 타고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그때 시간이 대략 아침 8시 30분... 그리고 그때부터 침대에 누워 있었는데, 다음날 오전까지 대략 24시간 이상을 침대에서 뻗었습니다. 잠시 나온 것이 사진에 있는 도시락을 먹은 몇 십분...

 

아침 8시 30분에 침대에서 뻗어, 컴컴한 저녁이 되어서야 배가 고파서 일어났는데요, 12시간 이상을 거의 죽은 듯 뻗어있었습니다. 친구 집에서도 잠을 잤었고, 사진에 있는 도시락을 먹고서도 또 12시간 이상을 잠을 잔 것이니, 대략 30시간 이상은 잠으로 허비한 것 같습니다. 아마, 과한 음주가 가장 큰 이유이겠지만, 그것만큼 이전에 보낸 서울 한달살기 과정들의 피곤함이 몸에 많이 쌓였던 것 같습니다. 덕분에, 이 날 하루는 그냥 아무것도 못하고 꽝...

 

덕분에 하루는 그냥 보냈지만, 피곤함은 많이 상쇄가 된 것 같습니다. 무리하게 걸어서 아팠던 다리도 이젠 많이 나아졌고, 또 쌓였던 피곤함 또한 많이 없어진 것 같으니, 나름 재미난 경험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어찌 보면 죽을 때까지 친구와 가끔씩 이야기할만한 재미난(?) 추억하나 더 만들었으니, 그것도 나쁘지가 않고... 물론, 간을 포함한 내장기능에 많은 타격은 입었겠지만, 손실을 따지자면 결코 손해는 아니라 생각합니다. 건강만큼 중요한 것이, 좋은 친구와의 우정이며 좋은 친구와의 추억 일터이니...

 

어쨌건, 내일부터는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서울 한달살기를 새롭게 시작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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