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의성 방향으로 이것저것 겸사겸사 나들이를 나가봤습니다. 의성 안계면 안계시장 장날이라 장터 구경도 하구요, 거기 장터에서 유명하다는 바로 잡아서 판매하는 닭불고기 맛도 보고, 또 근처에 있는 저수지에서 잠시 낚시도 즐기고...
일단 안계시장의 닭집부터 찾아 가봤습니다...
찾기가 어렵진 않습니다. 근처에 계시는 분들께 닭집을 물어봐도 될듯 하구요, 시장 주 통로에서 한 블럭 오른쪽 편으로 보시면 보이기도 하구요...
닭집은 안계닭집, 원가닭집, 노연닭집 요렇게 3군데가 사이좋게 나란히 모여 있습니다. 그 반대편으로 아주 허름해 보이고 가장 오래돼 보이는 또 다른 닭집도 하나 있고... 동네 분들은 가장 허름해 보이는 닭집에 많이들 계시더군요... 장기도 두시면서...
일단 마음에 드는 아무 닭집에 가서 포장을 주문합니다...
그런데 여기 안계시장 닭집들 청결에는 너무 무관심한듯 합니다. 살아있는 닭을 바로 잡아서 손질 판매한다는 걸 강조하기 위해서 닭들을 배치(?)해 놓는게 어떻게 보면 일종의 판매전략일 수도 있겠지만, 그런것 때문에 오히려 고객을 놓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골에 사시는 분들이야 수십년간 이런 형태의 닭집에서 닭을 잡아 집으로 가져오는게 아주 당연한 모습일테지만, 도시에 사는 사람들 특히나 젊은 사람들 입장에선 보기가 너무나 안 좋을수도 있겠더라는....
특히나 조류독감이다 살모넬라다 말들이 많은데, 어찌되었건 저처럼 처음 보는 사람들에겐 다소 혐오감까지도 느껴질 수가 있는 모습이였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런 것엔 꽤나 둔감한 편인지라 그냥 못본척 닭만 포장을 해서 싸들고 나옵니다...
아... 여기는 닭만을 판매를 하는 곳이구요, 먹는건 다른 장소에서 해결을 하셔야 합니다... 집에서든 소풍을 가서든...
그리고 가격은 2만원이고, 고기 구을때 쓰는 숯(?) 2개랑 불판으로 사용하는 철망까지 포함된 구성입니다. 종류는 양념 닭불고기와 간장 닭불고기 2종류가 있는데, 저는 양념불고기로 구입을 했네요... 참고하시길...
포장해온 닭불고기를 근처의 저수지로 가서 구워 먹기로 했습니다. 물론 낚시도 함께 즐길 예정이였구요...
여기 안계시장의 닭불고기를 먹으려고 일부러 작은 바베큐 화로도 하나 구입을 했습니다. 집 근처 마트에서 팔천원 주고 샀는데, 이게 나름 쓸만하더군요...
숯에 불을 붙이는 것도 이번이 첫경험(?) 인데, 이것도 참 신기했습니다. 생각보다 금방 잘 붙어서요...
여하튼, 오늘 참 여러가지 일들을 경험해 봅니다.
포장해온 양념 닭고기 입니다. 일단 생각보다 양이 아주 많았구요, 뼈도 거의 제거가 된 상태인지라 불고기로 먹기에 아주 좋은 모습이였습니다.
미리 집에서 준비해온 즉석밥과 야채도 꺼내 봅니다. 이렇게 보니 제법 소풍 분위기가 납니다...
그런다음 닭을 불판위에 올려놓고 굽기를 시작합니다. 처음엔 이게 익을까 하고 살짝 의심이 들었지만, 조금 지나니 오히려 타는 고기가 더 많을 정도로 화력이 좋았습니다.
고기를 구워가며, 익은 놈들은 먹어 봅니다.... 이게 참 맛이 있더군요. 처음 사올땐 청결치 못한 환경과 혐오스러운 분위기에 다소 식욕이 다운(?) 되었는데, 야외에서 이렇게 구워서 야채랑 먹으니 그 맛이... 여하튼 맛은 아주 좋았습니다...
안계시장 근처에서 사온 막걸리를 반주로 해가며 열심히 먹습니다.
그런데 먹다보니 양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번에 절대로 다는 못 먹을 것 같다는... 그래서 반 정도는 다시 싸들고 집으로 가기로 합니다. 준비해 온 꽝꽝 언 얼음물이 있어서 다행입니다...
밥도 먹고 고기도 먹고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이런식으로 야외에서 고기를 구워먹어본건 처음이였는데, 이게 생각보다 재미도 있고 맛도 있어서 나름 괜찮은 경험이 된것 같습니다. 뭐 물론 이것저것 준비해 가야할 것이 많긴 하지만, 그것도 그 나름의 즐거움이라면 즐거움일 수도 있는 것 같구요...
아... 이런 식으로 고기를 구워 먹을땐 가위는 필수품인것 같습니다. 고기가 타서 탄 부분을 잘라내는데 꼭 필요한 물건인지라... 이날 가위를 가지고 가지 않아서 손으로 입으로 탄 부분을 뜯어내느라 고생 좀 했네요...
그렇게 경치 좋은 저수지 옆에서 아주 맛있는 닭불고기로 점심 한끼를 해결했습니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집으로 싸들고 온 나머지 닭고기는 후라이팬에 볶아서 한끼 더 했는데요, 이것도 양이 제법 되더군요. 다만 그 맛이 밖에서 구워먹는 맛과는 차이가 많더라는...
그래도 맛나게 끝까지 잘 먹었습니다...
의성 안계시장 닭불고기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일단 맛은 아주 좋았습니다. 양도 꽤나 많았구요. 성인 4명이서 밥과 함께 드시면 식사와 반주할 정도의 양은 충분히 되는것 같았습니다. 가격도 2만원이면 양에 비해선 그다지 비싼건 아니라는 생각이구요, 거기에 숯과 불판까지 주니 가격은 나름 적당하다는 생각이네요.
다만, 여러가지(야채, 밥, 화로 등등) 준비해 가야 될 것이 있다는 번거로운 점이 있고,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닭집을 딱 봤을때 느끼게 되는 청결에 대한 부분과 혐오감(?)에 대한 부분을 들수가 있을것 같네요. 뭐 혐오감이야 생선을 골라서 회를 뜨는 횟집이나 아니면 계곡 같은데서도 살아 있는 닭을 바로 잡아서 백숙 같은걸 해먹으니 생각하기 나름이겠지만, 청결 하나만큼은 꼭 신경을 써야 되지 않겠나 싶었습니다.
뭐 어찌되었건 이것저것 복잡하긴 하지만, 맛있게 잘 먹은 한끼임엔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잘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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