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성주군에 있는 가야산 국립공원 만물상을 등산하고 왔습니다. 여기 가야산의 만물상 등산코스는 가야산이 1972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입산 금지 조치가 내려진 후, 2010년 개방될 때까지 사람의 손길이 닿지가 않았던 곳입니다. 그만큼 그 풍광이 수려하고 또 그만큼 등산하기가 힘든 코스로 유명한 산입니다.
얼마 전에 다녀온 매화산 남산제일봉과 지척에 있는 가야산을 다녀 왔습니다. 이 두 산은 합천의 황매산 모산재와 더불어 정상부의 기암괴석과 철제계단으로 악명이 높은 산인데요, 그렇기에 마지막 남은 가야산까지 다녀오기로 마음을 먹고 후딱 다녀왔네요.
일단 코스는 백운동 주차장이 있는 백운동 탐방 지원센터를 기점으로 오른쪽, 그러니까 만물상의 반대편으로 올라가서 서성재를 찍고 만물상 방향으로 내려오는 코스로 잡았습니다. 원래는 칠불봉과 가야산 최고봉인 상왕봉까지 갈려고 했으나, 시간이 없는 관계로 만물상만 보기로 결정을 내립니다. 상왕봉과 칠불봉은 나중에 시간이 생기면 해인사를 경유하는 코스로 한번 가보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백운동 주차장에 차를 세워 두고 등산을 시작합니다...
조금만 올라가면 백운동 탐방 지원센터가 나옵니다. 그 앞에 있는 등산지도를 일단 확인하구요...
서성재까지 올라가는 길이 두가지가 있으나, 저는 오른쪽길을 택했습니다. 오기 전에 어느 분이 말씀하시기로는 오른쪽으로 올라가서 왼쪽으로 내려오는게 좋다고 하시길래... 일단 보기에도 왼쪽길은 초입부터 계단으로, 아주 빡세 보였습니다. 결과적으로 그분이 하신 말씀을 따르길 잘한 것 같네요...
여하튼 오른쪽의 작은 다리를 건너며 등산을 시작합니다.
초입은 여느 산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길도 정비가 잘 되어 있었고...
조금만 올라 가면 작은 캠핑장이 있는데요, 산 좋아하시는 분은 이곳에서 캠핑을 해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았습니다. 가까이에 계곡물도 시원하게 흐르고 있고... 요금이 얼마쯤 있던걸로 기억을 하는데, 사진에 담진 못했습니다.
가야산 만물상을 오르는 이쪽 코스에는 유난히 작은 다리들이 많았습니다. 그만큼 계곡이 깊다는 의미이고, 또 그만큼 계곡을 따라 지그재그로 올라간다는 의미일 것 같습니다. 산행 중이여서 땀은 나도,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걸으니 몸도 마음도 아주 시원해지는 느낌이였습니다.
그렇게 올라가다보면 이젠 나무로 만들어진 계단이 나옵니다. 계단을 올랐다가 좀 재미없다 싶으면 다시 흙길도 밝았다가, 그러다가 계곡의 돌다리도 건넜다가... 아주 다이나믹하고 볼거리가 많은 등산로입니다.
그렇게 마지막의 조금은 빡센 계단을 넘어서면 오늘의 첫번째 목표인 서성재에 오르게 됩니다. 등산 시작부터 한시간 남짓 등산 시간이 걸린 것 같은데요, 여기 서성재도 해발 1100미터가 넘는 곳입니다...
원래는 이곳 서성재에서 준비해 온 간식으로 요기를 할 계획이였으나, 아주머니 산악인 몇분이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계시길래 조금 더 올라가기로 결정을 합니다.
그래서 만물상 방향으로 다시 오르기 시작합니다. 등산로가 너무 멋졌습니다. 오랫동안 감춰져 있던 산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그렇게 조금 오르면 눈앞에 큰 바위가 보입니다...
거기가 바로 오늘 코스 중에서는 제일 높은 위치인 상아덤이라는 곳입니다.
일단 이곳에 올라오면 왜 이산이 명산이며 또 사람들이 왜 이산에 열광을 하는지 바로 한눈에 알게 됩니다.
멀리 칠불봉의 경관부터 시작해서 만물상을 구성하는 바위들까지, 말만으로는 설명하고 형언하기 어려운 장관이 펼쳐져 있기 때문입니다. 정말 장관이였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올라가본 산이 얼마되진 않지만, 그중에서는 으뜸이였네요...
그렇게 잠시 동안 풍경에 감탄하고 놀라고 그랬습니다.
그런 다음, 상아덤이라는 설명판이 있는 뒤쪽으로 조심스레 들어가 보았습니다. 이곳엔 아주 비밀스런 장소가 있었는데요, 여기에서 준비해 온 김밥으로 간단한 요기를 했습니다. 그곳에서의 경관도 아주 멋졌습니다.
요기도 하고 휴식도 취하고 경치도 봤으니 이젠 하산을 해야겠죠...
하산은 올라온 곳과는 다른 방향인, 멋진 풍경이 있는 만물상 방향으로 잡습니다.
하산 길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계단도 계단이지만, 계단이 없는 구간이 내려가긴 더 어려운 상태였습니다. 가파르고 미끄럽고. 그래도 조심조심 내려간다면 크게 위험하진 않습니다. 대신 이방향으로 올라 온다면 정말 곡소리날 정도로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쪽 방향은 하산할 때의 경치가 끝내주는 구간이였습니다. 왜 가야산 만물상 만물상 하는지 그 이유가 여기에 있으니까요.
작은 능선을 몇번이나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절경을 계속해서 보여 줍니다. 얼핏보면 비슷해 보이는 풍경이지만, 하나하나가 다 다른... 여하튼 이곳은 직접 눈으로 봐야만 그 느낌을 알수가 있습니다.
뒤돌아본 풍경도 나쁘진 않지만, 그래도 내려가면서 만나는 풍경과는 비교가 되질 않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내려가다보면, 올라온 길에 있었던 가야산 관광호텔이 멀리 보이고 또 열심히 내려가다보면 올라 올때 보았던 백운동 탐방 지원센터가 보입니다. 초입에 찍었던 사진 기억나시죠? 이제 다 내려왔습니다...
그렇게 오늘의 가야산 만물상 등산을 마칩니다.
마무리짓자면,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여기 가야산 만물상 등산 코스는 제가 다녀온 방향으로 갔다 오시는게 맞는것 같습니다. 일단 시간도 꽤나 절약이 되구요, 힘도 훨씬 덜 들구요.... 그보다 가장 중요한건 하산길에 만나는 멋진 풍경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등산 길에, 그것도 빡센 등산 길엔 경치 구경하기는 사실 힘들거든요. 그리고 방향상 내려오는 쪽으로 보는 만물상이 훨씬 더 멋지다는 것이 큰 이유이기도 하구요...
뭐 선택은 개인 각자의 몫이지만 저는 이쪽 방향을 권해 드립니다. 경치 구경에 큰 목적이 없고, 또 체력이 아주 뛰어나신 분은 반대로 올라가셔도 상관은 없겠지만...
아... 그렇게 아주 멋진 등산을 마치고, 집으로 총알같이 달려와서 뒷풀이를 했습니다.
삶은 오징어에 오징어 무침회, 구운 두부와 볶음 김치, 그리고 막걸리 한잔... 이것도 등산이 주는 큰 즐거움 중에 하나라는 생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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