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을 오르기 위해 강원도 양양 방면으로 2박3일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가는 첫날 근처에 있는 속초시에도 잠시 들렸는데요, 속초 시내에 60년전통의 오래된 식당이 있다길래 시간을 내서 한번 찾아가 보았습니다. 고성회관이라는 이름의 이 식당은 속초시내에 가장 먼저 오징어 순대를 소개한 장소라고 하네요.(오징어순대 맛집, 고성회관)
고성회관의 위치는 저도 초행길이여서 정확히 설명을 드리기는 어렵구요, 큰길 건너 맞은편에 속초중앙시장(?) 간판과 아케이드를 볼수가 있었습니다. 요샌 지도나 네비가 잘되어 있으니, 길을 찾기가 어렵진 않을듯 싶네요.
일단, 식당안으로 들어가서 적당한 자리에 앉은 뒤 오징어순대부터 하나를 주문했습니다. 식당안에 손님은 한분도 없었구요, 식당 내부 여기저기는 오래된 흔적이 많이 보였습니다.(특히 식당벽에 붙어있는 오래된 광고 포스터들)
개인적으로 저녁식사 시간이였음에도 불구하고 손님이 없어서 무척 안타까웠습니다. 굉장히 오래된 역사 깊은 식당이라 들었는데...
메뉴판과 가격표도 사진에 담구요. 오징어순대는 1인분 만원입니다. 다른 식사메뉴들도 많이 있더군요.
잠시 기다리면 주문한 오징어순대가 나옵니다.
다른 곁반찬은 없구요, 직접 담근 오래 묵은 김치하나 같이 나왔습니다. 간장은 알아서 따라 드시면 되겠구요.
일단, 먹기전에 오징어순대 부터 한번 찬찬히 살펴봤습니다. 사실, 아주 옛날 저 신혼때, 와이프가 아버지 생일상에 오징어 순대라고 만들어서 올린 음식을 먹어본 적이 있긴 있습니다. 자기 딴에는 여기저기 찾아보고 고민해서 만든 음식이였지만, 그 고생한 만큼 맛이 나진 않던 기억도 있는 음식이구요. 그 오래된 기억속의 오징어순대와는 완전히 다른 음식을 오늘 이곳 속초의 고성회관이라는 곳에서 맛볼수가 있었습니다. 가장 큰 차이점은 와이프가 만든 오징어순대에는 당면이 들어있었는데, 제가 먹은 이곳 고성회관의 오징어순대에는 당면은 하나도 없더라는 겁니다.
일단, 오징어순대 내부는 물샐틈없이 아주 꽉차있었는데, 오징어다리부터 시작해서 쌀(혹은 찹쌀), 이름모를 야채들, 해바라기씨 같은 견과류들, 여하튼 정확히 뭐가 뭔지 알수가 없는 갖은 재료들로 오징어 속은 꽉 들어차 있는 모습이였습니다.
쉽게 설명을 드리자면, 찹쌀로 만든 야채볶음밥을 오징어 안에다 꽉꽉 채워넣은 형태, 뭐 그정도로 설명이 가능할듯 싶네요.
대충 살펴보고, 맛을 봤습니다.
기름진 외관과는 달리 굉장히 담백하네요. 말씀드린대로 볶음밥처럼 생긴 속을 오징어 속에 꽉꽉 채운데다, 썰어서 팬에 한번 더 구워낸 형태라 굉장히 기름진데요, 그 기름진 생김새와는 달리 아주 맛이 괜찮아서 개인적으로는 많이 놀랐습니다. 분명히 기름진 음식임에도 불구하고, 냄새라던가 느끼한 맛이 없다니... 여하튼, 드셔보시면 아시겠지만, 투박한 겉모습과는 달리 맛도 좋고 오래된 전통도 느낄수 있는 아주 좋은 음식이였다는게 제 개인적인 평가입니다. 뭐 제가 큰 기대를 하지 않아서 그렇게 느낀 부분도 있겠지만, 여하튼 다시 속초를 찾는다면 그때도 꼭 다시 방문해서 먹어고픈 그런 맛이였다는 생각입니다.
오래동안 묵혀서 꿈꿈한 맛과 냄새 나는 김치까지 오래된 맛을 내는데 크게 한몫을 하는데, 어찌되었건 전 무척 맛있게 먹은 오징어순대였다는걸 말씀드리고 싶네요.
그렇게 먹다보면 금새 접시는 비워집니다. 보기보다 양이 적은것도 아니였구요, 한사람의 요기로 충분한 양이였습니다.
강원도 속초의 고성회관 오징어순대... 너무나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여행을 다니면서 이렇게 타지방에서만 맛볼수 있는 음식을 먹어보는 것도,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인것 같습니다. 요샌 워낙에나 맛있는 음식도 많고 입맛 자체가 다양해서 이곳 고성회관의 오징어순대가 입에 맞지 않는 분들도 분명히 계시리라 생각은 되네요. 하지만, 여행길에 한번 정도 들려서 먹어볼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는 음식과 장소이니, 혹 속초방향으로 여행을 계획하는 분이라면 한번 들려보는 것도 나쁘진 않다는게 제 개인적인 평가입니다.
그러면 맛있는 속초음식 많이들 드시구요, 재미나고 알찬 속초여행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p.s)집사람도 맛있게 먹은 모양인지, 집에서 꼭 다시 도전을 해보고 싶다고 하네요.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저 또한 기대가 큽니다. 다만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면, 와이프가 처음 만들었던 그 맛없던 오징어순대를 웃으며 잡수시던 아버지가 더 이상은 안계신다는게...
p.s)여기 속초의 고성회관은 한국인이 사랑하는 오래된 한식당 100선에 뽑인 장소이기도 합니다. 오래된 식당들을 정리한 글이니, 관심있는 분들은 참고하시길...
▶2014/06/17 - [먹는즐거움/오래된 한식당들] - 한국인이 사랑하는 오래된 한식당 100선... 농림수산식품부와 한식재단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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