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경북 영천시에 있는 '기룡산' 에를 올라봤습니다. 저번과 마찬가지로 '겨울산행' 인 이번 등산은, '등산코스' 가 '묘각사' 를 기점으로 출발해 원점으로 회귀하는 최단코스로, 등산지도상 총 2시간이 걸린 산행이였습니다.
등산시간이 얼마되지 않은 괜찮은 산을 찾다가 영천에 있는 '기룡산' 이라는 곳을 알게 되었습니다. 해발 900미터가 넘는, 거의 천고지에 가까운 산임에도 불구하고 산행시간이 겨우 2시간 밖에 걸리지 않는 산이라는 점에서 굉장히 매력적이였습니다. 물론 다녀와본 결과도 무척이나 만족스러웠구요.
자, 그럼 같이 '기룡산' 에 함께 올라가 보겠습니다.
일단 네비게이션에 '묘각사'을 입력시킨 후 목적지까지 열심히 달립니다. 산아래 마을에서 부터 묘각사가 있는 산중턱까진 길은 포장이 잘되있어서 좋았지만, 만약 눈이 많이 온 후라면 미끄러워서 올라가기가 어려울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갈땐 몇일동안 기온이 높았고, 그리고 전날 내린 비때문에 눈이 거의 녹은 상태라서 괜찮긴 했습니다만, 혹 겨울에 가실 계획이 있으신 분은 꼭 확인을 하고 가셔야 할것 같네요. 마을에 차를 세워두는 방법도 있겠지만, 그건 개인적으로 비추합니다. 걸어서가긴 너무 멀어요...
묘각사 도착하기 바로 전, 요렇게 일반 방문객을 위한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차는 여기에 세워두고요.
포장된 길을 따라 산사로 올라갑니다. 한 5분정도 걸린것 같네요.
그러면 곧 산사가 보입니다. 이정표도 보이구요. 기룡산 정상까진 2.3키로 거리군요.
입구근방에 있는 등산지도 입니다. 저희부부는 묘각사 우측코스(0.9키로미터) 로 등산해서 좌측코스(2.2키로미터)로 하산하는 계획을 세웁니다.
등산지도
절에 왔으니 그냥 갈순 없죠. 우리여사님은 삼배를 하러 들어가십니다.
작고 귀여운 흰색 강아지가 반겨줍니다. 짖지도 않는것이 아주 영리한 녀석이였습니다.
여사님이 삼배를 하는 동안 전 산사에서 바라보는 경치를 사진에 담아봤습니다. 아주 살짝 눈발이 날리는, 굉장히 운치있는 풍경이였습니다.
아주 재미난건 이 산사엔 무료찻집이 있다는 겁니다. 원래 여기 오기전엔 이 찻집에서 차를 한잔 마시고 등산을 할 계획이였으나,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지체되는 바람에 오늘은 그냥 포기하기로 했습니다. 혹 가시는 분은 한번 이용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경치가 끝내줍니다.
여사님이 나올때까지 강아지랑 잠시 놀아주고...
서서히 눈발이 더 많이 날리기 시작합니다. 걸음을 재촉해야 할것 같네요...
산사 오른쪽편에 있는 약수입니다. 물맛은 그냥저냥...
조금전에 보았던 등산지도의 묘각사 우측코스 입니다. 이쪽으로 올라가면 정상까지 0.9키로미터 밖에 안됩니다. 좌측보다 1키로미터 이상 단축이 되는 거리네요. 하지만 아마 두배이상 힘은 더 들겠지요...^^
등산초입입니다. 여기까진 눈이 별로 없습니다.
거리가 짧은 빡센 코스답게 계단이 많습니다. 물론 예상은 했었습니다만...
올라갈수록 눈이 점점 더 많아집니다. 거의 발목가까이 빠지기도 하구요...
눈이 없었더라면 분명히 계단인데, 눈때문에 그 흔적만 남았습니다. 그래도 흔적이라도 남아 있어서 이런곳은 길을 찾긴 편합니다.
한참 열심히 발아래를 보며 걷다가 재미난게 있어서 사진에 담아봤습니다. 눈 밭에 나무껍질들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는 모습입니다. 뭔가 싶어서 여기저기 살펴보니 바로 위의 나무에 껍질과 속살을 정체모를 어떤 새가 뜯어논것 같습니다. 아마도 딱따구리같은 그런 새겠죠...
숨이 할딱할딱 거릴무렵 이정표 하나를 만나게 됩니다. 이젠 300미터 남았네요...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길이 다이나믹해집니다. 눈은 훨씬 더 많아지구요..
거의 산꼭대기에 다다랐을 무렵에는 길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눈이 쌓여있습니다. 물론 지금도 조금씩 눈발은 날리고 있는 상태이구요. 눈을 걷는건 힘이 들진 않은데, 길을 찾는게 힘들었습니다. 이것이 눈오는 겨울산행에서 가장 힘들고 위험한 부분인걸 오늘 알게 되었네요..
이젠 거의 다 올라온 모양입니다... 눈꽃이 거의 환상이지 않나요...?
조금 아래에서 본 정상석의 모습입니다. 헬기장이 없는 산이라서 저렇게 작게 밖에 설치가 안되는 모양입니다...
'기룡산 정상' 에서 둘러본 주위 경관입니다. 날리는 눈발과 쌓인 눈 그리고 나무에 맺힌 눈꽃이 너무나도 멋진 절경을 만들어 줍니다. 아마 겨울이 아닌 시기에 왔더라면 또 다른 볼거리가 있었겠지만, 개인적으론 이 경치가 너무나 마음에 들더군요. 1박2일 같은 티비프로그램에서만 보았던 그런 경치입니다.
작고 귀여운 기룡산 정상석도 사진에 담아봤습니다. 해발 961미터...
정상석
이제 목표달성했으니, 간식을 먹어도 되겠죠.
가지고 간 간단한 간식으로 허기를 채웁니다.
마지막으로 옆에있는 나무에 핀 눈꽃 사진 한장을 사진에 담고 하산합니다..
하산계획을 얼른 변경합니다. 원래는 2.2키로미터 짜리 우회하는 코스로 하산하려 했으나, 도저히 눈때문에 어디가 길인지 분간이 가질 않아, 올라온 길로 다시 내려가기로 합니다. 그러니까 올라올때 남아 있는 발자국을 이정표로해서 내려가는게 오히려 더 안전할것 같다는 생각에서요..
올라올때 생긴 발자국을 그대로 밟으며 다시 내려갑니다. 아무래도 아주 잘한 결정인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한참을 내려오다 어디서 묘한 소리가 들리길래 주위를 살펴봅니다. 아까전에 올라올때 말씀드렸던 그 딱따구리 소리인 모양입니다. 겨우 위치를 찾아내 멀리서 줌해서 사진에 담아봤습니다. 카메라 상태가 좋지않아 사진이 선명하진 않네요. 여하튼 이놈, 산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저렇게 나무에 흠집을 내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렇게 멋진 경관도 구경하고 여러가지 볼거리도 즐겨가며 안전하게 묘각사로 하산했습니다...
'영천 기룡산' 겨울산행에 대한 총평입니다.
생각보단 힘이 든 산행은 아니였지만, 겨울산행에서 눈이 위험할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우치는 산행이였던것 같습니다. 물론 저희부부야 아주 안전하게 등산, 하산하긴 했습니다만, 이 기룡산 보다 높고 험한산의 겨울산행은 초보자들 만으로는 어려울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말씀드린데로 눈이 쌓인 산은 길이 안보이니까요. 그리고 등산지도 만으로는 길을 찾긴 어려우니까요.
어찌되었건 개인적으론 티비에서만 보던 눈꽃핀 산정상에 올라볼수있는 첫경험이였는지라 무척이나 오랬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티비에서 본것 보다 훨씬 멋진 풍경이였고 또 좋은 경험이기도 했구요.
여하튼, 이런 맛에 산에 오르는 모양이네요...
p.s)최근에 오른 산중엔 가장 인상적인 산입니다. 아마 겨울엔 등산이 안될듯 싶은데, 나중에 봄 되면 한번 가보세요. 아마 짜릿짜릿 하실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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